요즘 편의점에서 맥주 가판대 자리를 조금씩 차지하고 있는 하이볼. 처음엔 어프어프 하이볼 등 한두가지만 보였었는데, 지금은 내가 있는 시골 편의점의 가판대에도 6종 정도는 쉽게 볼 수 있다. 리뷰할 맥주를 사러 갔다가, 재미있어 보이는 맥주가 보이지 않아 하이볼 중 맛이 궁금했던 '안동 하이볼'을 마셔보자.
🍺제품명 : 안동 하이볼
🍺제조사 :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 (Amazing Brewing Company)
🍺스타일 : Not beer. High ball
🍺알코올 도수 : 9.0%
🍺부재료 : 합성감미료, 국화향, 레몬향, 생강향, 안동소주 9.3%
🍺평가 : ★★☆☆☆
🍺한줄평 : 안동소주로 만든 하이볼이라, 쉽지 않은 문제였다.
일단 라벨 디자인, 내가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이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된다. 적당히 옛날 느낌이 있으면서도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 크게 안동소주가 9.3% 함유되어 있다고 적혀있다. 편의점 하이볼 1세대들은 주정을 넣거나 곡물의 발효를 통해 알코올을 만들었다면, 요즘 나오는 편의점 하이볼들은 어떻게든 고도수의 술을 넣는 게 트랜드인 것 같다. 리셀가로 유명한 '김창수 위스키'를 함유한 하이볼도 나왔던 것 같은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리뷰해보겠다.
이것 저것 참 많이도 넣었다. 어메이징 브루어리가 양조장인만큼 포도당과 맥즙을 발효한 술을 원주로 사용한 듯 하고, 단맛을 위한 감미료, 그리고 국화, 생강, 레몬 향료가 들어갔다고 한다. 그럼 이건 사실 안동 하이볼이 아닌 '안동소맥'?
먼저 향을 맡아보면, 예상보다 정말 진한 국화향을 먼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뭔가 복잡한 과일향, 나는 모과향처럼 느꼈는데, 국화랑 생강이랑 레몬이 섞인 향을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전체적으로 상쾌한 느낌의 국화차 같은 향이었는데, 얼핏 미에로화이바 같기도 했다.
색은 여느 편의점 하이볼 같은 아주아주 연한 노란빛( 1:1로 탄 소맥색) 이었으며, 맥즙이 발효된 술이 원주라 그런지 의외로 거품이 금방꺼지지 않고 적당히 버텨주는 걸 볼 수 있었다. 한모금 마셨을 떄, 처음 느낀 건 의외로 쓴맛. 쓴맛이 굉장히 강하게 치고 오다가 더 강한 단맛이 느껴졌다. 국화, 생강, 레몬은 맛에서는 비중이 크지는 않았고, 아주아주 단순한 단맛과 쓴맛의 조합만 느껴졌다. 이 쓴맛이 안동소주에서 오는 것 같은데, 합성감미료가 주는 단맛과 완전 따로 놀았고, 안동소주의 향기로운 향은 감미료와 여러 향료 뒤껸에서 아주 어렴풋이 희미하게 느껴지는 둥 마는 둥 했다.
뭔가 재미있는 기획으로 하이볼시장에 독특한 상품이 나온 것 같아 기대했는데, 정말 아쉬운 제품이었다. 안동소주의 향을 살리면서도 달달한 하이볼을 만드려 했으나, 생각보다 강한 안동소주의 풍미와 쌉싸름함에 단맛을 과하게 넣어 밸런스를 맞추려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니게 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그래도 이런 재미있는 기획은 언제나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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